♣ 몽골선교 여행기(4)                                      오정무

 

여장을 푼 첫날 밤, 대부분의 선교대원들이 추위와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들,

여러 가지 잠자리의 변화로 인하여 뒤척임과 뒤숭숭함가운데 보냈지만 아침은 맑고 상쾌하였다.

아직 해가 떠오르지 않았지만 저 멀리 마주보이는 서편의 산등성에서부터

서광이 비쳐오는 것은 떠오르는 햇살에 반사됨일 것이이라.

8월 15일 이른 아침이었다.  8월 15일? 아 참, 생각해보니 오늘이 광복절이구나!

잠간 묵상기도를 하고 나는 벨힝암교회의 아침 제직세미나를 인도할 준비를 하였다.

벨힝암교회는 미션캠프에서 걸어서 5분정도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교회에 들어서니 열 두서너명의 성도들이 찬양을 하고 있었다.

이미 계획된 일정인지라 한국에서 준비해간 원고를 가지고 교회의 제직들이 가져야 할

바른 믿음과 교회생활 원리에 대하여 첫날 강의를 시작하였다.

통역은 벨힝암교회에 출석하는 여자 자매가 하였는데 대학재학중이라 한다.

한국어를 이해하는 수준이 상당하여 통역에 별 어려움은 없었다.

모인 성도들은 거의 모두가 여자분들이었다.

나이가 많은 분들부터 청년들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석하였으나 제직세미나에 대한 관심이나 열정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였다.

그러나 실망하지 않고 나는 열정적으로 말씀을 전하면서 비젼, 희망에 대하여 강조하였다.

감사한 것은 매일 아침마다 진행된 제직세미나를, 함께 동행하신 김선기목사님이 두 번을 인도해주심으로

내 짐이 많이 덜어졌던 것과 시간이 지날수록 참석인원이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 캠프내에서는 모든 대원들이

큐티로 아침을 여는 묵상과 기도시간을 가짐으로 하루를 시작하였다.

자! 아침을 먹고 드디어 선교현지에서의 첫날 일과가 시작되었다.

 

첫날 사역은 농장내에서의 봉사활동이다.

신선교사님의 작업내용을 듣고 여성 동지들은 철조망사이 넘어 농장내의 밭에 무성하게 자라난

잡초제거 작업이었다.

어제 잠시 둘러본 바, 작지 않은 평수의 메마른 땅에 억세게 자라난 풀들을 본 터라 잡초제거 작업이

쉽지 않으리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여성동무들을 생각하고 나는 조용히 그러나 알아들을 수 있도록 주의를 주었다. “몸 생각해서 알아서 적당히 허셔 들~~예?” 그 얘기는 나중에 더 하도록 하고 ~~~

우리 남성 동지들에게 주어진 일은 지하수 관정 자리에 보온벽을 설치하는 작업이었다.

겨울이 오기전에 그 자리에 물탱크를 설치하려고 하는데 한 겨울에는 영하 50도가 넘어가는 일이 빈번하기에

철저하게 보온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음~~ 그거” 하고 가볍게 시작하였지만 우리는 그 일이 얼마나 고되고 허리가 휘어질 일인줄은

미쳐 생각지 못하였던 것이다. 우리는 그래서 그 보온시설을 만리장성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만리장성”? 이번 선교여행중에 가장 많은 얘깃거리가 된, 그리고 창고니로 하여금 노동의 가치와 세상을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비로소 체험하게 하는 체험 삶의 현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