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선교 여행기(6)                                      오 정 무

 

그렇게 피곤한 하루를 보냈지만 또 다시 저녁 식사후 사역 첫날 저녁의 미팅으로 모였다.

모두들 피곤하고 지친 모습이어야 할텐데 애써 감추는 것인지 행복하고 기쁜 모습으로 모임에 임하였다.

신선교사의 인도로 시작된 둘째날 저녁의 미팅시간에는 역시 찬양과 함께 각자의 사역 나눔 시간을 가졌다.

지금까지 주로 남자대원들의 얘기만 하였는데 사실은 여자 대원들도 보통 힘든일이 아니었는가 보다.

선교사님이 적당히 하라고 했다는데 성질이 더러워서(?) 그 깊이 뿌리박힌 잡초들을 보고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죽자 사자 하였다고 한다.

장영숙전도사와 윤수라권사는 생전 처음 밭매기 작업을 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는지 모른다고 하면서도

스스로 대견스러워하는 모습이 어린아이와 같았다.

고생은 남자들이 더 많이 하였지만 확실히 말은 여자들이 더 잘하는 것 같다.

밭매기 작업을 하는중에 잡초들에 둘러쌓여 제대로 자라지 못한 야채들을 보면서

내게 있을수 있는 쓴뿌리와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힘을 다해 잡초를 제거하였다고 한다.

역시 예수믿는 사람들은 모든 것을 영적으로 해석하는구나 싶어 속으로 웃음이 나왔다.^^

언제나 짜증스러워 보이는 모습에 인사도 제대로 하지 않던 창곤이 모습이 그날 저녁에는 천사처럼 보였다.

창곤이는 이렇게 힘든 일은 처음이라며 공부하는게 훨씬 쉬운 것 같다고 말하니 이제 철이 들려나? 생각된다.

 

그날 밤의 미팅시간에는 특별히 몽골에서 티벳의 소수민족에 파송되어 사역을 감당하다 돌아온 두 자매의 간증을 듣고 기도를 하였다.

한 자매는 “아리요나”란 자매이고, 또 한 자매는 “이뜨레”라고 한다.

둘 다 소수민족인 티벳에 파송되었지만 가족들의 여러 가지 반대와 파송교회의 무관심으로 극복해야 할 어려움이 있어 함께 뜨겁게 기도하고 난 후 목사인 내가 그들을 위하여 안수하며 기도하였다.

정말 대단한 분들이다.

어떻게 처녀의 몸으로 이렇게 먼 나라의 모든 것이 열악한 상황에서 복음을 전하고

주의 사역을 감당할 수 있는지~~~그리스도의 복음과 주께서 주신 사명이 무엇인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늦은 시간 밤이 되어 기온이 다시 내려가 추운날씨였지만 모두들 피곤하고 지친 몸인지라 깊은 잠에 빠졌다.

 

다시 새 아침이 밝아왔다.

모두들 지치고 피곤하여 이 아침에 가뿐히 일어날 수 있을까? 걱정하였는데,

나중에 들은 얘기이지만 자신들도 놀랐다고 한다. 내일 또 일어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었는데 아침이 일어나 보니 몸이 그렇게 가벼웠다는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요 봉사의 기쁨으로 주어지는 축복이었을 것이다.

아침 큐티 모임과 벨힝암교회에서의 제직 세미나를 마치고 다시 작업을 시작해야만 하였다.

날씨는 첫날 도착할때보다 더욱 맑고 파아란 하늘을 뽐내고 햇볓은 따가왔다.

오늘은 어제보다는 더 쉽겠지 생각하였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지치고 힘들었다.

모래주머니를 더 높이 올려 쌓아야 하니 장비는 없고, 에너지는 더 많이 소비되고 능률은 저하되었다.

차라리 이곳의 인부들을 사서 할걸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모두가 다 정신력으로 버티면서 작업을 하였다. 나도 허리가 아프고 힘이 다하여 간다.

그래도 군대 갖다온 준호와 경수가 있어 큰 힘이 되어 감사하였다.

서로를 격려하면서 오후 늦게서야 우리는 간신히 만리장성을 다 쌓을 수 있었다.

 

모든 것이 감사하였다.

아이들과 청년들 어른들이 하나같이 한 마음되어 이렇게 이런 일을 성취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보람되고 귀한 일인가! 직분으로 보아도 어린아이, 학생, 청년, 집사, 장로, 목사까지 다

포함되어져 있으니 입체적인 작전이었던 것이다.

우리가 교회에서도 이런 정신과 이런 마음으로 하나되어 사역을 감당하고 공동체를 섬긴다면

무엇을 걱정하고 두려워할것인가 싶다.

드디어 가장 어려운 일을 마치었으니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저녁시간을 맞이 할 수 있었다.

여성 대원들도 어제는 감자밭을 다 매었는데,

오늘도 한국 여성의 끈기를 보여주는 억척으로 양파밭 매기를 다 마치게 되었다.

 

저녁에는 영현이과 두리가 팔다리가 상하도록 수고한 집사님들을 안마하고 치료해 주었다.

 

첫날보다는 밤기온도 높아지고 훤씬 더 편안한 잠자리가 되어 깊은 잠을 이룰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