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선교 여행기(7)                                오 정 무

 

8월 7일 수요일 아침이 밝아왔다.

아직도 몸은 무거움이 있었지만 지난 하루동안에 만리장성 쌓기를 마쳤다는 자부심에 마음은 산뜻하였다.

날씨는 우리가 도착하던 때보다 더 건조하고 뜨거운 태양이 작열하고 있었다.

그러나 감사하게도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한 바람과 함께 잠시라도 충분한 휴식이 되었다.

 

우리는 오전에 먼저 마을을 관장하고 있는 동사무소를 방문하게 되었다.

이미 서로 약속이 되었던 터인지라 동장은 반갑게 영접하고 여러 가지 마을의 상황을 설명하여 주었다.

그리고 오늘 우리가 봉사해야 할 일들을 얘기해주고 직원들을 통해 안내하게 하였다.

그날 오전의 봉사사역은 마을에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장의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었다.

20동이라 불리우는 이 마을은 3천여 가구가 살고 있는데 여름이면 울란바타르 시내의 사람들이 몰려와

주거 인구의 열배인 3만여명까지 늘어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여기 저기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많아 동네 입구가 쓰레기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두 대의 봉고차를 타고 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는 주거지 아래의 쓰레기장으로 향하였다.

아~~ 그런데 이게 웬일? 쓰레기장 얼마나 넓고 더러운지 온갖 잡쓰레기는 물론 말머리 뼈들이 어지러이 나뒹굴어 보기에도 혐오스러웠다.

사실 나는 속상하기도 하였고, 자괴감이 들기도 하였다. 왜 우리가 이런 쓰레기까지 치워야하는지 ~~~ 이것이 과연 의미 있는 봉사인지~~? 빨리 그곳을 정리하고 빠져나가고 싶었다.

그러나 목회자인 나의 생각하고는 달리 우리 선교팀은 열심히, 정말 부지런히 쓰레기를 모으고 줍고 하기를 쉬지 않았다. 정말이지 이상하리만치 불평스런 모습이 보이지 않고 즐거이 그 일을 감당하였다.

정말 이 정신, 이 희생적인 마음을 한국에까지 가지고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실은 교회 주변 청소도 제대로 않는 사람들인데 —–

그러나 그날의 청소는 사실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몽골의 현지인들에게 아마도 어떤 모양이었든지 도전과 의문을 던져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저 한국인들이 왜 여기까지 와서 자기들이 버려놓은 쓰레기들을 청소하는지 —?” 사람이라면 생각할 것이다.

실제로 어떤 주민은 우리의 모습을 보고 집에서 나와 자기 집 앞을 청소하기 시작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다음날 이화선집사가 전도하러 나갔을때는 “당신들이 어제 청소하던 분들이냐?” 묻더라는 것이다.

우리의 봉사와 수고가 그들의 의식을 깨우는 작은 동기라도 되었다면 그것은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생각하니

나의 불평스러움이 부끄러워졌다.

 

꿀맛 같은 잠시의 휴식과 함께 점심을 먹고 오후에는 각 가정방문 전도를 시작하게 되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전도 사역이 시작된 것이다.

우리는 모두 세 개의 조로 나뉘어져서 각각의 준비된 차를 타고 서로 다른 마을에 준비된 가정들을 방분하게 되었다. 우리가 방문할 가정은 이미 동사무소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정하였고,

그 마을의 통장쯤 되는 분들이 안내하도록 되어 있었다.

나는 이화선집사님이 조장으로 있는 3조에 편성되어 가장 멀리 떨어진 마을로 가게 되었다.

덜커덩 덜커덩, 흙먼지를 날리며 여기 저기 패여진 도로 위를 달리는 봉고차는

마치 아마존 익스프레스를 타고 모험을 하는 것과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