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선교 여행기(8)                                     오 정 무

 

햇볓이 강렬하게 내리쪼이는 오후, 여기 저기 도로가 많이도 패인 거리를 덜커덩거리는 봉고차를 타고 산 동네의 언덕에 있는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

우리는 방문하는 가정을 위하여 미리 모든 것을 준비하였다.

방역작업을 할 사람, 집안 청소나 물을 길어다 주는 사람, 이발을 해 줄 사람, 그리고 복음을 전할 사람, 이렇게 나뉘어져 각자의 일을 분담하면 되었다.

그리고 그 가정을 위해 밀가루를 한 포대씩 준비하였다.

나는 복음을 전하고 상담을 해주는 역할을 맡았다.

첫 가정에 들어가자 나이가 상당히 먹은 아주머니가 나오는데 보니 한쪽 팔이 없었다.

아주머니는 반가이 맞아주면서 우리가 올 것이라는 말을 듣고 기다렸다고 한다.

얘기를 들어보니 아들이 하나 있는데 도시에 나가 신학을 공부하고 있다하였다.

팔이 절단된 것은 송아지와 싸우다가 함께 넘어져 뒹굴면서 많이 다쳐 절단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혼자 사는 것이 외롭고 힘들겠다는 생각은 하였지만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다.

집안도 잘 정리가 되어 있었고, 복음에 대해서도 이미 들은바가 있었다.

교회도 나가 보았으니 지금은 너무 멀어서 잘 나가지 못한다고 하기에 예수님의 사랑과 구원에 대하여 자세히 설명하고 기도해 주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언덕에 서서 바라보니 몽골의 산야는 정말 멋있고 아름다웠다.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노래가 나올만한 풍경에 저 머얼리 산등성이에 올라가 있는 소의 모습은 푸른 하늘과 산 억덕 잔디 사이의 그림과 같았다.

 

다시 산 아래로 한참을 내려가 두 번째 가정을 방문하였다.

그 가정은 말할 수 없이 힘들고 여럽게 사는 가정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엄마와 할머니, 그리고 아이들이 넷이나 되었는데 모두가 다 옷도 제대로 입지 않은채 마당에서 놀고있었다.

작은 게르 하나가 그들이 사는 집인데 게르 안에 들어가자 ~~세상에,

이렇게 지저분하고 산만한 집안은 일찍이 본적이 없었다.

나 뿐 아니라 함께갔던 대원들도 모두다 놀라고 말았다.

그들은 정말 힘들고 어려운 삶을 연명해가는 중이었다. 남편하고는 이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살아가는데

생활능력이 없어 정부에서 보조하는 작은 금액의 돈이 그들 생계의 전부라고 한다.

젊은 엄마는 야무지게 생겨보였지만 복음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어 복음을 전하고 기도를 해주었다.

우리를 위해 물을 떠왔는데 물떠운 그릇이 더러워서인지 아무도 그 물을 마시지 않았으나

나는 그들의 호의를 생각하여 우리 모두를 대신하여 한 사발의 물을 벌컥 벌컥 마시고 내려놓았다.

물집에서 물을 길어오는데 얼마나 물집이 먼지 청년들이 차를 가지고 다녀와야만 했다.

 

나는 돌아오면서 우리의 방문이 그들에게 작은 용기와 격려가 되기를 바랄 뿐이었다.

돌아보니 지난 과거의 우리나라가 이런 모습이 아니었을까 싶다. 얼마나 찌들고 가난하고 먹을 것이 없었던가?

아이들을 집에 놔두고 한푼이라도 벌기위하여 나가서 하루종일 근심 걱정속에 자식들을 키워야 했던  한국의 어머니들이 생각났다.

 

돌아오는 길은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가벼운 마음이었다.

저녁에는 은혜로운 선교보고의 시간을 보내고 또 함께 손에 손을 잡고 뜨거운 기도를 드린

후 내일을 준비하며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