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7일 목요일 아침, 벌서 선교 5일째이다.

일어나 게르 밖으로 나와보니 상쾌하고 맑은 바람이 코끝을 스쳐가는게 기분이 좋다.

오늘도 아침 큐티를 하고 함께 뜨겁게 기도한 후 사역의 시작을 위해 힘차게 달려 나갔다.

오늘 오전에도 어제에 이어 각 조별로 가정방문을 통해 봉사사역과 복음전하는 사역을 시작하게 되었다.

 

내가 속한 팀은 미션 베이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언덕 위의 집이었다.

이미 마을 사무소에서 지정해 준 가정이었고, 안내도 역시 마을 사무소에서 정해준 분들이 있어 어렵지 않게 찾아 갈 수 있었다.

적지 않은 땅에 울타리가 처져있고 그 안에 게르가 있었는데 아주 지저분해 보였다.

집안의 주인인 듯한 아주머니의 인사를 받고 게르안에 들어서는 순간 흠칫 놀랐다.

벌써 해가 중천에 떠있는 오전인데도 주인 남자인듯한 건장한 남자가 잠을 자다가 인기척을 느끼고 일어나는 중이었다.

약간 민망스럽고 죄송하였다. 불쑥 찾아온 것 같아~~~~

일부러 큰 소리로 ‘샌~배~노’ 하고 인사를 하고는 악수를 청하였다.

오랫동안 씻지 않은 모습이 산적두목처럼 약간 험상궂었지만 자신도 목례를 하였다.

알고보니 그는 말을 못하는 언어장애자 아버지였던 것이다.

설명을 들어보니 어린 아들 딸이 넷이나 되는 적지 않은 가족이었다.

우리가 방문하게 된 목적을 설명하고 기도를 해주어도 되겠느냐? 물으니 기꺼이 받아주었다.

나는 그 가정과 그들의 건강을 위해 간절히 손을 잡고 기도해 주었다.

그리고 준비된 대로 우리 팀은 열심히 봉사를 시작하였다.

나도 게르 주변의 수복히 난 잡초들을 제거하고 쓰레기들을 청소하기 시작하였다.

그랬더니 그 주인 남자도 자신들이 부끄러웠는지 아니면 이렇게 봉사해주는 것이 고마워서였는지 우리보다 더 열심히 맨손으로 잡초를 뽑기 시작하였다.

대략 일을 마치고 저녁에 가까운 벨힝암교회에서 집회가 있으니 꼭! 오라는 부탁을 하고는 기념사진을 찍고 미션 캠프로 돌아오니 벌써 점심시간이 되었다.

 

베이스에 돌아와 보니 미캠프의 비좁은 식당에서는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들이 준비되고 있었고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자매들이 와서 음식을 만드는데 도와주고 있었다.

이 분들은 신선교사와 잘 알고 있는 몽골의 선생님들이라고 하는데 친절하고 상냥해보였다.

음식 준비는 오늘 저녁에 있을 집회에 맞추어 마을사람들을 초청하고 파티를 하는데 한국음식을 나누어 먹는 파티라고 한다. 일종의 문화체험인 것이다.

 

점심을 먹고 여자분들은 음식을 준비하고, 남자분들은 조를 짜서 노방전도를 나갔다.

이미 선교캠프에서 만들어놓았던 저녁 집회의 초청장이었다.

몽골어로 쓰여 있어 우리는 그 내용을 알 수는 없었지만 저녁에 한국음식을 나누어 먹는 파티와 함께

한국인들이 와서 문화공연과 집회를 한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나는 이화선집사님과 함께 동네 어귀에 있는 큰 길가로 나갔다.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 물을 길러 다니는 사람 등등에게 인사를 하였다.

“비 썰렁거쓰~~ 이루쏭” 나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그리고는 초청장을 주면서 손짓 발짓, 바디 랭귀지로 의사소통을 하였는데 이화선집사님은 얼마나 재밌게 잘 하시는지 ~~~

그 모습이 마치 “아름다운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지~~”하는 말씀을 생각나게 하였다.

한국에서 왔다는 말에 모두가 다 반갑게 대해 주고 누구 하나 거절하거나 인상을 쓰는 일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