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몽골선교 여행기(12)                                   오 정 무

 

2011년 8월 19일 금요일이다.

계획되었던 선교 일정을 다 마치고 오늘은 휴식과 겸하여 몽골의 문화체험을 하는 날이다.

우리는 두 대의 승합차에 몸을 싣고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한시간 반정도의 거리에 있는 테를지 국립공원으로 향하였다.

도시 밖으로 나가자 또 다시 드넓은 몽골의 평원과 멀리, 가까이 구릉진 산들이 눈에 들어왔다. 몽골은 바다가 없는 사면이 모두 다 육지이지만 넓은 평원은 육지속의 바다 그 자체였다. 바다를 보는 것과 진배 없다고 느껴졌다.

 

드디어 산과 골짜기를 지나 테를지 국립공원에 도착하였다.

맑은 하늘, 깨끗한 공기, 그리고 푸른 구릉지대가 내 마음을 더욱 깨끗이 했다.

바람이 불어온다. 습기가 전혀 없는 뽀송뽀송한 공기가 폐 속으로 들어온다.

아! 이런 상쾌한 아침이 얼마 만인가! 모든 곳이 아름답고 신비롭기만 하다.

색 물감을 칠해 놓은 듯한 초원 위에는 군데군데 흩어져 있는 하얀 게르들,

목도 아프지 않은지 땅만 쳐다보며 풀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소떼들,

그리고 하얀색, 검은색의 양떼와 염소들, 주인을 태우고 힘차게 달리는 말들과 무척이나

게으르게 보이는 검은 야크들, 모든 것들이 청록색 도화지 위에 그려진 한 폭의 그림과 같았다.

도로에는 양과 말들이 자동차를 막고 있었다. 자동차는 양들 사이로 간신히 빠져나왔다.

또한 조그마한 높이의 산들에는 푸른 낙엽송만이 빽빽이 들어서 있었다.

나지막한 돌산들과 푸른 초원, 그리고 낙엽송이 멋진 조화를 이루었다.

햇빛과 바람을 따라 줄을 지어 자라나고 있는 낙엽송들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계속 태양을 맞으러 가고 있었다.

우리는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테를지에서의 1박 2일을 보냈다.

웃고, 즐거워하고, 깜짝 놀라고 ~~~했던 몽골의 초원을 달린 말타기를 비롯해

강변에서의 여러 가지 일들도 우리를 위해 준비된 프로젝트 같은 체험이었다.

테를지에서의 게르는 장작을 땔 수 있는 난로가 있어 더욱 좋았고, 깨끗한 침대와 편안한 분위기가 안식할만한 처소가 되었다.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렇게 좋은 경험들을 나 혼자가 아니라 내 사랑하는 교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더욱 행복하였다.

몽골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악기인 마두금, “머린호르의 이야기”도 마음을 찡하게 하였다.

 

마두금은 현악기로서 줄은 말꼬리를 사용하고 키 부분은 말머리 형상으로 되어있다.

옛날, 수케라는 한 젊은이가 아주 멀리 떨어진 초원에서 살고 있었다. 어느 겨울밤, 그는 아주 구슬픈 말의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는 겨울의 창백한 달빛아래 죽어 가는 하얀 암말과 그 옆에 갓 태어난 눈처럼 하얀 새끼 말을 발견했다. 그는 그 새끼 말을 정성을 다해 길러, 아주 좋아하게 되었다.

몇년 후, 하얀 새끼 말은 수케의 탁월한 조련술로 멋진 경주 말이 되었다.

어느 날, 나담 축제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나담에 참가했다.

당시의 그 지역의 우두머리는 아주 나쁜 사람이었으며, 나담에서 이기기 위해 많은 훌륭한 말들을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수케의 백마가 그 우두머리의 모든 훌륭한 경주마를 제치고 나담에서 우승을 한 것이다.

그러나 바로 다음날 밤, 수케는 심장을 찌르는 말의 구슬픈 울음소리에 잠에서 깨어났다. 그가 황급히 달려나가 보니 그의 사랑하는 백마가 보름달의 창백한 달빛아래 온 몸에 화살을 맞고 땅에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다.

수케는 눈물이 쏟아졌고, 큰 상념으로 인해 갑자기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러나, 그의 꿈속에서 그의 백마가 나타났다. 말은 수케에게 “내 주인이시여, 상심해 하지 마세요, 당신이 나를 아주 그리워 하는 것을 나는 압니다. 주인님이 나의 꼬리털을 사용해서 줄을 만들어, 나를 그리워 할 때 그것을 연주하세요”라고 말하고는 떠났다.

수케는 의식을 찾았고 백마가 꿈에서 말한 것을 따라, 나중에 머린-호르(마두금)라고 알려진 악기를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몽골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마두금 이라는 악기가 되었단다.

수 백년동안 몽골인들과 함께 한 이 악기의 심금을 울리는 소리를 몽골인들은 즐겨 듣는다고 한다.

 

나는 마음속으로 외쳤다.

“몽골인들이여! 당신들은 축복 받은 민족이다. 어서 깨어 일어나나 주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는 소리를 들어라. 당신들의 영혼을 위해 부르짖는 저 많은 선교사들의 애끓는 소리가 심금을 울리지 않는가?“

예수스 탄트 하이루떼(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