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휴양지에서 짐을 챙겨서 나왔다.

잔지바르 섬이 수도나 마찬가지인 스톤타운으로 내려와 안내자를 따라 오전 내내 타운의 거리들을 돌아보았다.

옛날 술탄왕조가 지배하던 때의 아랍풍의 거리와 건물들이 그대로 보존된 아주 오래된 건물사이로 좁은 골목들이 미로처럼 얽혀있었다.

이 거리들을 순례자처럼 걸어보고, 앵그리칸 쳐치를 방문하였다. 앵그리칸 쳐치란 말은 처음 들어보는데 성공회인지 정교회 계열인지 알 수가 없었다.

여기에는 옛날 노예들을 가두어 두었던 지하실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작은 실내에 쇠고랑들이 여기 저기 밖혀 있었다.  이 지하실은 바다와 연결되어 있어 쇠약하여 죽거나 병든 사람들은 바다에 버리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시장에서 값을 매기어 팔았다고 한다.

보기에도 끔찍하였다. 어떻게 인간이 인간을 그렇게 할 수 있는지 —-?

 

특히 아프리카 대륙에 인접한 인도양에 위치한 섬인지라 아프리카인들을 잡아 노예로 파는 중간 거점상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잡아온 사람들을 가두어 놓는 곳이나, 노예시장이 열렸던 곳에는 지금은 ‘앵그리칸 쳐치’가 자리잡고 있었다.

앵그리칸 처치? 잘 모르겠다. 아마도 영국 국교회 계열의 교회인지 —

선교사(missionary)들이 이곳에 진출하면서 노예들이 매를 맞고 팔려가는 모습을 보고 값을 주고 그들을 사서 다시 풀어주기 시작하였고, 노예들을 매매하던 장소에 교회를 세웠는데 오늘날의 앵그리칸 처치라고 한다.

한때 무슬림들의 공격을 받기도 하였지만 현재는 700여명이 모여 예배를 드린다고 한다. 마음이 짠했던 것은 그 예배당의 한 모퉁이에 작은 예배실이 있는데 현재 이곳에서는 한국인 선교사와 그 가족들이 주일마다 모여 예배를 드리는데 50여명 정도가 모인다고 한다.

밖으로 나가 맨 꼭대기로 오르는 작은 계단을 타고 올라가니 파이프 오르간 반주실이 나왔다. 이 오르간은 1800년대애 영국에서 그대로 가지고 와 조립을 한 것이라면서 지금도 소리가 잘 나온다고 하여 내 아내가 반주를 하니 예배당 전체에 아름다운 찬양이 흘러났다.

 

안타깝고 답답한 것은 아프리카 인들은 그들의 조상이 목과 발이 쇠사사슬에 매여 노예로 팔려갔음에도 왜 그런 일을 당해야 했는지 —- 다시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의식도, 철학도 없이 살아가는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자기를 압제한 영국인들에게 감사하고, 자기들을 무력으로 죽이고 제압하고 통치했던 이슬람을 존경하고 ~~~~ 온통 이슬람 천지이다.

 

잔지바르 섬 사람들의 거의 대부분은 무슬림이라고 해야 맞는 것 같다.

왜 이렇게 이슬람이 많이 퍼졌는지 —– 이슬람이 그들에게 준 유익이나 권익이 무엇이 있는지?

우리가 본 여성들중에 히잡을 쓰지 않은 여자들은 거의 보기가 어려웠다. 어른이고 아이들이고 마찬가지였다. 어떤 여인들은 눈만 내놓고 다니는 여인들도 있었다.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하 게 보이는 현실이다.

이슬람사회에서 여성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얼마나 불행할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아이를 낳고, 일을 하고, 남자를 섬기고 ~~~~ 소모품처럼 살다가 죽는 것이 그들의 운명적인 삶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즐거움도, 기쁨도 마음대로 누릴 수도 없고, 표현할 수도 없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