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아프리카의 밤 11시이다.

우리 한국은 이제 막 새벽예배를 시작으로 주일을 보낼 것이다.

그러나 나는 여기서 잠을 이룰 수가 없다.

잠을 자지 못하는 것만이 아니라 짜증스러움을 넘어 분한 마음과 노함으로 마음을 추스르기가 쉽지 않다.

어젯 밤에 이어서 연속이다. 초저녁부터 시작된 빠(Bar)에서 들려오는 노랫소리, 드럼소리, 음악소리가 창문밖으로 따갑게 들려오기 때문이다.

50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 들려오는 소리라는데 바로 옆에서 확성기로 때리는 소리 같다. 창문을 닫아도 소용이 없다. 아니 이미 창문을 꽉꽉 닫아놓았다.

왜냐하면 저녁에 교회밖에서 무슨 쓰레기인지 나무인지를 태우는 연기가 방안으로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연기는 많이 사라졌지만 매캐한 냄새가 계속 방안으로 들어온다. “송장을 태우는 건가?~~~”

이곳 아프리카는 이제 막 건기가 끝나고 우기철이 시작되기 때문에 낮이나 밤이나 습도를 많이 머금은 더위가 똑같아 더욱 힘들게 한다.

밖으로 나갈 수도 없다. 밤이면 사나운 경비견 세 마리가 교회를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앙칼진 개소리도 겁이 난다,

얼마전에 떼강도가 들어와 목회자 사택의 침입을 시도하는 일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사람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 그래서 사택도, 우리가 머물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2중으로 된 철문도어를 사용하고 있어 밤이면 쇠고리를 걸어잠그게 되어 있다.

잠을 못자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억울하고 화가 나는 것만은 아니다. 이 나라에 대해서, 이 사람들에 대해서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서 가나안의 후예인가? 정말 아프리카는 저주받은 땅인가? 이 사람들은 그냥 노예처럼 살아가는게 합당한가? 저 괴상한 음악소리가 정말 듣기 싫다.

이런 곳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님들이 정말 존경 존경 스럽다.

내게는 하나님의 마음이 없는가?

내 마음속에는 사랑이 없는가?

이 모든 무지와 어리석음과 아무런 의식이 없어보이는 사람들 위에 군림하여 영원히 노예처럼 부려먹고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자기 나라 국민들을 사람이라고 생각이나 할까?

차라리 동물들의 보호권이 사람보다 수백배는 더 귀하게 여겨지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교회 올라가서 지금 기도할 수도 없고 ~~~ 감옥이다 감옥,

신체만이 아니라 양심의 자유까지도 속박당한 —– 이 밤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 세벽이 올까?

(위의 글은 현지에서 잠 못이루는 괴로운 밤에 직접 쓴 것을 그대로 옮겨 적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