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보다 쎈, ‘삼단(三段)’의 신앙

“너는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며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인정된 자로 자신을 하나님 앞에 드리기를 힘쓰라” (딤후 2:15)

지난주, 안식교(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에 출석하는 한 분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분은 자신이 속한 교단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품고 계셨습니다. 대화 시작 전 제가 기독교 목사임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그분은 정통 기독교와 안식교의 교리적 차이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자신들의 가르침이 더 성경적이라고 열변을 토했습니다. 초면에 불필요한 논쟁을 피하고자 쓴웃음으로 응대하며 대화를 마무리했지만, 목회자로서 진리의 말씀에 대해 더 깊은 변증을 나누지 못한 아쉬움이 못내 남았습니다.

한국 교회는 시한부 종말론, 율법주의적 구원관, 안식일 문제, 지옥 부정 등의 교리를 근거로 안식교를 이단(heresy)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다양성을 존중하는 북미권 일부에서는 이단 규정에 소극적인 경향도 있습니다. 하지만 동성애나 동성결혼까지 용인되는 서구 교회의 풍토를 고려할 때, 복음주의 신앙을 수호하는 우리로서는 안식교를 정통 교회로 수용하는 일에 결코 동의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단이라 규정된 그분과의 대화에서 제가 깊이 체감한 몇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첫째는 소속 교단에 대한 그분의 압도적인 자부심과 애착입니다. 안식교의 기원과 창시 과정, 교단의 역사와 현황을 막힘없이 쏟아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둘째는 성경을 근거로 자신의 신념을 설명해 내는 열정이었습니다. 비록 율법적이고 문자주의적인, 건강하지 못한 해석에 근거한 것이었으나, 자신이 믿는 바를 전파하려는 그 뜨거움만큼은 대단해 보였습니다.

그분의 모습을 보며 스스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과연 우리 기독교인들은 주님이 피 값으로 세우신 교회를 저들만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는가?”, 또한 “우리는 기회가 닿는 대로 바른 복음을 배우고, 익히고, 전파하려는 뜨거운 열망을 소유하고 있는가?”

다소 유머러스한 표현일지 모르겠으나, 우리는 이단(二段)보다는 높은 수준의 신앙을 가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통 교회를 지키는 우리가 더 깊은 자부심과 사랑으로 복음을 자랑하는 ‘삼단(三段)’의 신앙인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잘못된 교리에 매몰된 이들의 열정보다, 진리 위에 서 있는 우리의 열정이 더 뜨거워야 함은 마땅한 이치일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우리 모두 ‘이단’보다 쎈 ‘삼단’의 신앙인이 됩시다. 하나님 앞에 부끄러울 것이 없는 일꾼으로, 세상 그 어떤 유혹과 비진리 앞에서도 당당히 복음을 증거하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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